국내증시가 17일(현지시각)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강도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이번에도 매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2분기 미국 실질GDP와 소매판매와 기업재고가 양적완화 조기종료에 부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뉴욕증시, 버냉키 연설 앞두고 관망=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2.41포인트(0.21%) 내린 1만5451.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24포인트(0.37%) 하락한 1676.26을, 나스닥종합지수는 8.99포인트(0.25%) 떨어진 3598.50을 기록했다.
17일과 18일 미국 하원과 상원에서 하반기 통화정책 보고 증언을 할 예정인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 S&P500지수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도 한 몫했다.
이런 가운데 미 캔자스 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가 “미국 경제는 회복 국면에 있으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볼 때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은 적절하다”고 말하면서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지난주 당분간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버냉키 의장과는 상충된 발언이다.
◇“G2 우려감 낮아져 코스피 상승흐름 지속”=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증시에 반영된 상황에서 이번에도 버냉키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말에 발표되는 2분기 미 실질GDP가 당초 기대했던 전분기비 연율 1.5% 성장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하반기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무산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연준이 적극적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냉키 의장이 또다시 매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경제 경착륙 위기 논란이 진정된 가운데 미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논란도 수습되고 있어 중장기 측면에서는 글로벌 증시의 ‘L자형’ 장기 침체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G2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기모멘텀을 보유하지는 못했지만 급격한 경기 둔화 우려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군집분석을 이용해 산출하면 코스피지수는 1900선 후반대까지는 무난히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실적 모멘텀을 갖추면서도 단기급락으로 가격매력이 높아진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부품, 미디어, S/W, H/W,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통신서비스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동차부품도 실적예상치 상향조정 속에서도 코스피 수익률을 하회할 가격매력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