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터키 반정부 시위 가운데 현 시점에서 EU 가입 논의 적절치 않아”
독일이 터키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을 이유로 이번 달 26일로 예정된 터키의 유럽연합(EU)회원국 가입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터키 EU 회원국 가입 협상은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던 터키-EU 회원국 관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터키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터키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2주째 지속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의 게지공원에서 시위하는 불법단체를 제거하겠다”며 시위 참가자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경고’를 했다.
정부의 강경 진압이 예상되면서 EU는 전날 터키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고 나섰으며 에르도안 총리는 “EU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독일 한 수석 외교관은 “대통령의 행태로 봐서 현 시점에서 협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독일을 비롯해 다른 EU 회원국과 미국 정부는 에르도안 총리에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터키 정부는 이날 시위대에 “나의 인내력이 한계에 달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터키의 EU 가입 가능성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일부 EU 국가 정상들의 반대로 진행이 정체됐다.
최근 터키와 EU 모두 관계를 개선하려면 고착됐던 협상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급물살을 탔었다.
일부 외교 소식통은 독일이 이번 협상을 막고자 EU 회원국 정상들을 설득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터키 정국을 생각해 협상을 늦추자는 데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가 협상 지연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