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이어 FX까지…EU “영국 공식 조사 나서라”

입력 2013-06-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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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7조 달러 규모 외환시장서 환율 조작 의혹

국제 외환시장에서 환율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럽연합(EU)이 영국의 공식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전날 전·현직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대형은행들이 스팟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정해지는 60초 동안 대규모 주문을 하는 방법으로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작 대상이 된 환율은 지난 1994년 도입돼 여러 지수와 펀드매니저들의 자산 운용에 활용되는 WM/로이터 환율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하루 4조7000억 달러(약 5300조원)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원자재와 증시 등 금융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조작 사건이 지난해 금융계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던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조작 스캔들을 재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샤론 보울스 유럽의회 경제·통화정책위원회 의장은 “또 다른 나쁜 소식을 듣게 된 것에 매우 화가 난다”면서 “밑바닥까지 철저히 파헤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리보 스캔들을 계기로 신설된 영국 금융보호감독청(FCA)은 환율 조작 조사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예비 조사 단계에서 혐의가 확인되면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리보 스캔들로 바클레이스와 UBS,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대형은행 3곳이 약 25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 이후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EU는 세계 금융산업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느슨한 관리·감독에 불만을 품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EU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EU는 올여름 WM/로이터 환율이나 리보 등 지수 관리체제 구축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지난해 금융지수 조작을 형사사건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영국 금융서비스장관을 역임한 폴 마이너스는 “금융당국은 시장의 신뢰와 진실성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으며 부적절한 일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FCA는 이전 기관들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환율 조작 의혹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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