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 씨<사진>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재국 씨가 2004년 7월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전 씨는 1959년생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펜실베니아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정책학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리브로와 시공사, 음악세계 등 3개 출판사에서 각각 회장, 대표이사 회장,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1991년 12월 시공사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전 씨는 을지서적을 비롯해 중대형 서점을 인수하는 한편, 온라인서점 리브로를 설립해 온라인으로도 진출했다. 시공사는 종합 미디어기업을 표방하며 세력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 씨가 출판업계에서 단기간에 걸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두환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편 현재 전 씨 자신이 설립한 '블루아도니스'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에서 단독이사와 주주로 등재돼 있다. 주소로 표기된 서초동은 그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의 주소와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아도니스는 자본금 5만달러 회사로 등재돼 있지만 실제로 1달러짜리 주식을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라는 게 뉴스타파의 판단이다. 전 씨는 최소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했으며 이와 연결된 해외은행 계좌를 통해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전 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가 동생 전재용 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다시 불거진 시기와 일치해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