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생활용품시장 공룡 ‘P&G’ … 유일한 대항마 ‘유니레버’

입력 2013-05-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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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수장 교체로 선두 지킨다

팬틴, 비달사순, 헤드앤숄더, 웰라, 위스퍼, 페브리즈, 프링글스, 오랄비….

프록터앤드갬블(P&G)은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글로벌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다.

P&G는 1837년 영국 출신 양초제조업자 윌리엄 프록터와 아일랜드 출신 비누제조업자 제임스 갬블이 미국 신시내티에서 두 업체를 합병하면서 탄생됐다. P&G는 이후 170여년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전 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직원 수는 13만여명에 이른다. 300여개가 넘는 브랜드 가운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브랜드만 해도 50여개에 달한다. 단일 제품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억 달러가 넘는 제품만 25개 정도다.

매년 포춘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단골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P&G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P&G는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매출이 다소 주춤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라이벌 기업 유니레버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P&G는 지난달 올해 1~3월 매출이 20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201억9000만 달러보다는 늘었지만 전망치인 207억3000만 달러보다는 저조한 것이다. P&G는 오는 6월 마감하는 회계 4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헤어와 바디케어 제품의 매출 둔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존 몰러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전역에서 세탁용품, 구강용품 등 핵심 제품군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헤어 케어 부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브루스 브라운 P&G 최고기술책임자(CTO)는 “P&G에 블록버스터가 없어졌다”며 “이전처럼 히트상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P&G는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수장 교체다. P&G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주주들로부터 퇴임 압력을 받아온 로버트 맥도널드 현 최고경영자(CEO) 대신 앨런 조지 래플리 전 CEO를 다시 영입했다.

래플리는 2000년 취임 후 400억 달러를 넘지 못했던 P&G의 매출을 5년 동안 44% 끌어올린 인물이다.

연구개발비도 늘리고 있다. P&G의 연구개발비는 2012 회계연도 기준 20억2900만 달러다. 이는 2006년보다는 줄어든 수치지만 2009년부터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P&G는 올해 11개의 신제품을 내놓는 등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에는 신흥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유니레버, 신흥시장 공략으로 1위 노린다

유럽 대표 소비재·식품기업이며 프록터앤갬블(P&G)의 최대 라이벌인 유니레버가 신흥시장 공략을 통해 세계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유니레버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121억6400만 유로(약 17조4300억원)를 기록했다.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 125억 유로를 밑돌았으며 매출 증가율도 2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유럽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3.1% 줄어들고 북미는 0.3% 증가에 그치는 등 선진국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매출은 전년보다 10% 늘어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회사가 신흥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이 지역이 소득 증가와 중산층의 부상 등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돼 P&G에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현재 P&G 매출은 유니레버의 두 배 수준이다.

유니레버의 신흥시장 매출 비중은 지난 1990년의 20%에서 지난해 55%로 대폭 확대됐다. P&G의 신흥시장 비중은 37%다.

회사는 신흥시장 매출 증가율이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넘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신흥시장이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니레버가 신흥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오랜 진출 역사 때문이다. 유니레버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인 1888년 인도에, 1933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을 정도로 다국적 기업 중에서도 신흥시장에 일찌감치 초점을 맞춰 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윤리경영도 유니레버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라는 평가다.

유니레버는 지난 2010년부터 ‘지속 가능한 삶의 계획’이라는 경영전략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매출을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면서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절반으로 줄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니레버가 인도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것도 CSR의 힘이 컸다. 기존 비누에 비해 항균 기능을 강화하고 가격도 절반 수준인 LSBC비누를 출시해 농촌의 위생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소득층 여성을 직판 사업자로 채용한 샤크티(Shakti) 프로젝트도 여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다른 경쟁사보다 폭넓고 치밀한 유통망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1800년대 후반 설립된 네덜란드 마가린 업체 마가린유니와 영국 세제 업체 레버브라더스가 지난 1930년 합병하면서 오늘날의 유니레버가 탄생했다.

유니레버는 1970대 차 브랜드 립톤을 인수하는 등 끊임없는 인수·합병(M&A)은 물론 꾸준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등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표 브랜드로는 도브 비누와 보습제인 바세린, 립톤, 클렌징 제품인 폰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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