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는 떡잎부터 우리가 키운다” 조선사 사내대학 ‘바람’

입력 2013-03-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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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사내대학을 통해 인재육성에 직접 나선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사내대학이 이달 초 첫 졸업생을 배출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2기 졸업식을 가졌다. 이들은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전원 입사가 보장된다. 업체들은 숙련된 인재를 얻을 수 있고 구직자는 채용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어 최근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일 사내 기술교육원에서 ‘현대중공업공과대학’ 개교식과 입학식을 함께 열었다.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내대학으로 정식 인가를 받아 설립한 대학이다. 졸업과 동시에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문대학과 같은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조선해양학과, 기계전기학과 등에 30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총 정원은 120명,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새터민을 우대 채용하는 등 최근 열린 채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내대학 설립 역시 일과 학업의 병행으로 평생교육체제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새로운 산업 환경의 변화를 주도할 고급 기술인력 육성에 직접 나선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같은날 2기 중공업사관학교 졸업식을 가졌다. 고재호 사장과 유인상 부학장, 1기 수료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2기 사관생도 입학식을 열었다. 이날 고재호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은) 드넓은 바다를 기반으로 한다는 강점이 있다”며 “대해양시대를 맞아 선두에 서서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초일류 해양·조선 EPCIC(설계·구매·제작·설치·시운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 조선사의 사내대학 시초인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4년부터 사내에 전문학사 과정인 ‘삼성중공업 공과대학’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현장 밀착형 인재양성을 위해 ‘드림아카데미’라는 교육과정을 설립했고, 2006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식으로 사내대학 인가도 받았다. 2007년부터는 삼성중공업 공과대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조선사의 사내대학은 입학이 녹록치 않다. 설립 초기에는 전국의 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입학설명회를 열었지만 우수교육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경쟁률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올해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2개학과 100명을 뽑은 대우조선의 경우, 무려 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합격자 면면을 봐도 자립형사립고를 비롯해 특수목적고 해외고 전문계고 등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가진 우수 인재들이 몰렸다.

이같은 사내대학이 러시를 이루는 이유는 최근 동반성장과 함께 고졸채용이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아가 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떡잎부터 알아보고 육성한다는 전략이 널리 퍼진 것도 사내대학 개교 바람의 배경이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미국 맥도날드가 회사내에 햄버거 대학을 세운 것도 사내대학의 좋은 예”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직원 재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최근 늘어난 ‘열린 채용’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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