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무르시 퇴진하라” 구호 외치며 진압 경찰과 맞서
이집트에서 1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그의 우호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져 진압하던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이날 금요예배를 마친 수천명의 시위참가자는 이집트의 민주화 성지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대통령궁 앞에 모인 시위대는 최근 포트사이드와 수에즈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무르시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참가자는 “무르시는 정당성을 잃었다”면서 “무르시는 신의 적”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위자들이 화염병과 돌을 투척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이에 맞서 시위대에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해산할 것을 명령했다.
시위 현장 목격자는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2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공화국 수비대는 시위대 일부가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장갑 차량을 전진 배치했다고 밝혔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그러나 폭력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는 수십 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무르시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는 지중해 도시 알렉산드리아와 포트사이드에서도 동시해 진행됐다.
야권과 자유주의 세력이 주축이 된 범야권그룹 ‘구국전선’은 지난해 12월 통과된 새 헌법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는 시민혁명 2주년을 맞아 지난달 25일 열린 무르시 반대 시위가 유혈사태로 커져 60명이 숨진 가운데 또다시 열린 것이다.
이집트 법원이 지난달 26일 74명의 사망자를 낳은 축구경기장 폭력사태 관련자 21명에게 사형을 선고하자 포트사이드에서는 판결에 반발하며 시위가 발생했다.
이날 시위대와 진압하려는 경찰 간의 충돌이 발생해 민간인 39명과 경찰관 2명이 숨졌다.
수에즈와 아스마일리아에서도 혁명 2주년을 맞아 시위가 열렸으며 경찰과의 충돌로 최소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이집트 내무부는 “평화로운 시위는 존중하겠다”며 모든 정치 세력에 폭력 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시민혁명으로 2011년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무르시 자리에서 물러나자 무슬림형제단을 지지기반으로 지난해 6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자신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파라오 헌법’을 발표하고 이를 국민투표에 부쳐 가결처리를 했다.
이를 두고 무르시 대통령은 현재 시민혁명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집트 곳곳에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는 포트사이드·수에즈·이스마일리아 등지에 지난달 27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