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등 무장세력 15명 숨져
북아프리카 알제리 정부군의 공격으로 1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가 억류한 외국인 인질 35명과 무장 세력 15명이 숨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말리에서 프랑스가 지난 11일 군사적 개입을 단행한 이래 이슬람 반군 측이 보복을 공언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말리 사태가 이웃 국가들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다른 외신은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인질 6명이 숨졌다고 보도하는 등 사망 숫자는 언론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외국인 인질 7명이 생존했다 전했다.
사망한 외국인 국적은 영국 2명·일본 2명·알제리인 8명 등이다. 프랑스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제리군은 이날 헬기를 동원해 인질들이 억류된 알제리 동남부 인아메나스 가스 생산시설을 공격했다.
무장 세력이 인질을 데리고 차량을 이용해 가스전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고 할 때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납치를 주도한 ‘복면 여단’의 대변인은 “정부군의 헬기 공격으로 아부 엘 바라아 지도자 역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알제리 국영 APS통신은 무장단체에 인질로 붙잡혔던 외국인 15명과 알제리인 30명이 이날 가스전을 탈출했다고 이 보도했다. 이들은 탈출 전 무장 세력에 억류돼 있었다.
탈출한 외국인 가운데는 프랑스인 두 명이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무장단체는 일부 인질의 몸에 폭발물을 벨트로 묶었다고 프랑스24 TV가 보도했다.
한국인이 인질 가운데 포함됐다는 일부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김종훈 주알제리 한국 대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알제리 외교부 등에 확인한 결과, 피습 현장의 20개 국적 130여명 기술자의 최신 명단에 한국 근로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납치범 가운데 한 명인 아부 알 바라아는 앞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한국을 포함해 노르웨이 프랑스 미국 등의 국가 출신 인질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테러 조직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20여명은 전날 오전 5시께 알제리 인아메나스 천연가스 생산시설을 공격해 이곳을 점령하고 외국인 수십 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외국인 수십명을 억류한 무장 세력은 알제리 정부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납치범 알 바라아는 이날 알 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알제리군이 철수하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무장 세력은 말리에 구금 중인 이슬람 대원 100명과 외국인 인질의 맞교환을 요구했다.
카블리아 내무장관은 이에 대해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방송에서 무장그룹이 인질을 데리고 알제리를 빠져나가기를 원했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알제리 정부는 군 병력과 헬기를 동원해 가스 생산시설 단지를 포위하고 무장 세력과 이틀째 대치한 끝에 무장세력이 이동할 때 공격을 전개했다.
알제리 정부는 아직 이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군사 작전은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정부의 인지 아래 전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국 정부는 외국인 피랍 현장에서 군사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BP·노르웨이의 스타토일·알제리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락은 리비아 국경 인근 인아메나스의 가스전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군은 이날 알제리 이웃 국가인 말리 지상전에 대비해 병력 1400병을 투입한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프랑스는 말리에 정부군이 반군으로부터 말리 북부 지역을 탈환하는 데 지원하기 위해 총 2500여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프랑스군은 전일 탱크와 장갑차량을 동원해 수도 바마코에서 북쪽으로 270㎞ 떨어진 마르칼라에 진입했다.
프랑스 지상군은 이에 앞서 미리 배치돼 마르칼라에서 군사적 가치가 있는 다리를 확보한 프랑스 특수부대팀을 교대해줄 예정이다.
또 말리 정부군과 함께 바마코에서 약 300㎞ 거리에 있는 니오노로 북상해 이슬람 반군이 지난 14일 역습해 장악한 디아발리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