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곡면 OLED TV, 일본 4K OLED TV, 중국 110인치 UHD TV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의 TV 전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8~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3’에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가 곡면 OLED TV를 출시하며 차세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냈고,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은 4K OLED TV(UHD 화질에 OLED 패널 탑재)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하이센스, TCL 등 중국 업체는 고화질 대화면 제품을 내놓으며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13에서 구부러진 형태의 55인치 곡면 OLED TV를 깜짝 출시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곡면 OLED TV는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역사에 획을 긋는 기술의 결정체로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 제품이다. 곡면 디자인 자체가 주는 입체감이 더해져 자연경관과 같은 웅장한 장면을 보면 마치 아이맥스 영화처럼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CES 전시장에 3D 기능이 지원되는 ‘커브드 OLED TV’ 1대를 전시했다. LG전자는 FPR(편광필름방식) 3D 기능을 탑재한 두께 5mm대의 곡면 OLED TV 3대를 나란히 전시해 대형 영화관과 같은 느낌을 전달했다.
일본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소니는 아직 삼성과 LG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4K OLED TV를 선보였다. OLED TV의 화소수를 기존의 4배로 늘려 UHD 화질을 구현한 제품이다. 소니에 이어 파나소닉도 4K OLED TV를 전격 공개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한발 뒤쳐진 차세대 TV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 세계 3위권 패널 업체인 대만 AUO와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양산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지만 한국을 추격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흔적만은 역력하다. 샤프는 85인치 8K TV를 내놨다. UHD보다도 2배 높은 화질을 자랑한다.
중국 업체의 추격도 무섭다. TCL과 하이센스는 110인치 UHD TV를 선보였다. 하이얼과 청홍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85인치 UHD TV를 전시하며 기술 경쟁에 나섰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들도 일본과 중국 업체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권희원 LG전자 사장은 “곡면 OLED TV를 깜짝 발표한 이유 중에 하나는 대만 및 중국업체들이 따라오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콘셉트를 감추려는 의도도 있었다. 중국 업체가 굉장히 빨리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 빨리 더 앞서 가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석호 LG전자 TV사업부장(전무)도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최근 굉장히 어려워졌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원천기술도 많이 갖고 있는 등 우리와 경쟁 여전히 경쟁관계”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현지 전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기술에서 많이 따라왔다”면서도 “중국 업체들이 UHD 화질 기술을 전시장에서 과시하고 있는데, 패널이 같더라도 드라이버 IC 등 프로세싱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아직 화질 퀄리티는 국내 업체와 1~2년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