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정권 출범…극우 세력 무더기 기용

입력 2012-12-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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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구성에‘독도 저격수’2인 포함 등 국정 우경화 가속…집권 초기는 경기부양 주력할 듯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26일 오후 열린 특별 국회에서 제 96대 총리로 지명되자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일본의 아베 신조 자민당 정권이 출범했다.

자민당의 아베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특별국회에서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의 총리 선출 투표를 거쳐 제96대 총리에 지명됐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6년 9월 총리에 취임했다가 1년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퇴진한 총리가 다시 집권한 것은 1948년 요시다 시게루 이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가 극우 성향의 측근 의원들을 각료로 대거 선임해 일본 국정의 우경화 흐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른바 ‘독도 저격수’라고 불리는 극우 정치인 신도 요시타카 전 경제산업성 부대신과 이나다 도모미 전 자민당 부간사장이 각각 총무상과 행정개혁담당상에 선임됐다.

이들은 작년 8월 한국의 독도 지배 강화 실태를 보겠다고 울릉도 방문을 강행했지만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이들의 돌발 행위는 독도에 대한 양국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켰다.

환경상에도 우익 정치인인 야마모토 전 외무성 부대신을 임명했다. 방위상에는 영토 문제 강경론자인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외무 부대신을 발탁했다.

아베 총리는 새 내각의 핵심인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에는 아소 다로 전 총리를 임명했다.

아소는 아베의 강력한 후원자로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일찌감치 ‘아베 지지’를 선언하며 아베 정권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대변인 격인 관방장관에는 아베의 심복인 스가 요시히데 간사장 대행을, 교과서 검정제도 개편 등 ‘교육개혁’을 주도할 문부과학상에는 시모무라 하쿠분 전 관방장관을 각각 임명했다.

경제재정·경제재생 담당상에는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산업상을 발탁했다. 외무상에는 당내 유력 파벌인 기시다파의 회장인 기시다 후미오 전 국회대책위원장을 기용했다.

아베 정권은 내년 1월 하순 소집하는 정기국회에서 10조 엔 규모의 2012년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5월 중 2013년도 예산안을 처리해 심각한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인 경기 부양에 집중해 내년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교육개혁, 헌법개정 등을 본격화한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구상이다.

그는 지난 23일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BOJ)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2%로 상향 조정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법을 개정해서라도 이를 추진할 것”이라며 “달러당 엔 가치가 최소 90엔 대로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월 하순에는 미국을 방문하고 2월 하순에는 박근혜 당선인의 취임식 날짜에 맞춰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다 요시히코 민주당 내각은 이날 아침 열린 임시 각의에서 총사직했다. 노다 내각은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482일 만에 닻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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