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국민투표 하루 앞두고 찬·반 세력 충돌

입력 2012-12-1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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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새 헌법 국민투표 10개 선거구에서 실시…22일 2차 투표

이집트에서 14일(현지시간) 새 헌법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찬·반세력 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금요기도회가 끝나고서 이슬람주의자들과 새 헌법 반대 세력이 서로에게 돌을 던지며 충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찰이 바로 현장에 출동해 사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지만 수 명이 부상하고 최소 2대의 차량이 불에 탔다.

AFP통신은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불에 탄 차량 중 한 대는 이날 설교에서 새 헌법에 찬성표를 독려한 이슬람 성직자의 차량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도 카이로에서도 새 헌법 찬반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졌다.

범야권 단체인 ‘구국전선’은 새 헌법 초안이 여성과 야당, 소수 종교 신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투표에 참여해 반대표를 찍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집트 내 최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가 이집트를 이슬람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주의 지지단체 ‘4월6일 청년운동’은 온라인 광고에서 “찬성표를 던진다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새 헌법은 노(No)!”라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카이로에서 2000명 정도가 모여 새 헌법 찬성 집회를 가졌다.

이집트는 15일 새 헌법에 대해 국민투표에 들어간다. 국민투표는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포함한 10개 선거구에서 먼저 실시되며 나머지 구역에서는 일주일 뒤인 22일 실시된다.

판사 다수의 거부로 국민투표 감독 인력이 부족하자 투표를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는 것이다.

이집트 내무부와 군부는 투표 당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13만명과 군인 12만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주간 새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이슬람주의 세력과 범야권 단체의 충돌로 7명이 숨지고 700명 이상이 다쳤다.

그러나 국민투표 후에도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새 헌법이 부결되면 3개월 안에 새로운 제헌의회가 구성되고 헌법 초안도 다시 작성된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은 여전히 이집트 내 영향력이 크고 결집해 있기 때문에 새 헌법이 국민투표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 헌법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이슬람주의를 강조해 야권에서는 무르시가 현대판 파라오에 등극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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