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13년 만에 최저…오피스 임대료 3년 만에 11% 하락
중국에 이어 ‘제2의 용’으로 주목받던 베트남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경기둔화에서 비롯된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냉각은 ‘베트남 드림’의 종말을 시사한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베트남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 1분기까지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 고성장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베트남 경제는 급격히 추락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트남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4.7%를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199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5%대 미만을 나타낼 전망이다.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다국적 부동산업체 CBRE에 따르면 하노이 상업지구의 최고급 오피스빌딩 임대료는 지난 3분기에 ㎡당 월 42.01달러로 지난 2009년의 47달러에 비해 11% 하락했다.
하노이 서부의 대형 국영기업 본사 밀집지역 임대료는 2009년 당시보다 39% 하락했다고 CBRE는 분석했다.
베트남의 한 투자은행가는 “임대료가 이렇게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처음”이라며 “만일 이런 추세가 앞으로 6개월간 이어진다면 은행 부실대출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중개업체 세빌스는 지난 3분기 하노이의 공실률은 21%로 전분기보다 2%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호치민시의 공실률은 13%로 전분기 대비 1%포인트 떨어졌으나 같은 기간 평균 임대료는 4% 하락했다.
부동산시장의 냉각이 은행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중앙은행(SBV)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베트남의 부동산 대출은 총 97억 달러(약 10조5000억원)이며 그 가운데 6.6%가 부실대출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베트남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뚜렷하게 과소평가됐다”면서 “실제 비율은 공식 집계의 3~4배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