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잔잔한 내 마음이 일렁거리고
꽃향기 코끝에 맴돌아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내 마음이 시들지 않을 때
지금 내 모습은 변해간다해도
기다림 뒤에 향기를 더해가는
어여쁜 꽃같은 나야
내 나이를 사랑하자
먼 훗날 그리워질테니까
다시는 오지 않을
내 나이를 사랑하자
어린 시절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새 학기와 새 친구들을 맞는 일이었고 곱셈, 나눗셈을 더 능숙하게 해 내야 하는 일이었다.
또 더 커서는 사랑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고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였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귀밑 삼센치 단발을 하고 다니던 학창시절도 끝나고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의 시간들을 지나 2012년 11월, 서른의 끝자락에 와 있다.
어린 시절 곱셈, 나눗셈 따위와 견줄 수 없는 더 막중한 책임감과 ‘어른’이 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수없이 교차했던 20대를 보냈다.
스물아홉때의 친구들의 푸념, 그리고 서른이 되고서 정말 ‘나이를 먹어간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수없이 듣고 느끼며 내린 결론이 ‘내 나이를 사랑하자’를 쓰게 했다. 지금 순간은 돌아오지 않을 유일한 내 모습이라 생각하면 매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나이가 들었다고 청춘을 그리워하는 나이들, 그리고 황혼의 나이라 불리우는 육칠십대 그 이상까지도 다시는 오지 않을 순간이라 생각한다면 하루하루를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잔잔한 내 마음을 일렁이는 이 바람도, 코 끝을 스쳐가는 꽃 내음도 지금 이 순간의 유일한 바람이고 꽃향기니까.
“내 나이를 사랑하자. 먼 훗날 그리워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