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기술혁신·품질·브랜드에서 압도…해외 생산기지 이전으로 비용 경쟁력도 갖춰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제조업과 경쟁할 국가는 한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적 컨설팅기관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제조업이 높은 생산성과 기술혁신·품질·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제조업은 저가 노동력을 앞세워 전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원자재와 노동력·내수시장 규모·정부 지원 등에서 한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한국 제조업은 투입자본 당 생산성이 높고 기술과 브랜드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BCG는 설명했다.
BCG는 특히 한국 제조업이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비해 인건비 등 비용이 낮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기준 한국 제조업의 해외 생산기지는 90%가 중국에 있었으나 2010년에는 비율이 70%로 낮아졌다고 BCG는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은 이를 통해 비용을 낮출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시장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시장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중국 제조업은 최근 임금 상승으로 비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품질과 관련해 여전히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BCG는 덧붙였다.
BCG는 한국 제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려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품질과 생산성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BCG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한국의 제조업 품목으로 휴대폰을 꼽았다.
중국 역시 많은 휴대폰업체가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소비 트렌드가 급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후발주자인 중국이 한국 휴대폰업계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BCG는 내다봤다.
한국의 철강산업은 일반적인 평가와 달리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국에 따라 잡힐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중국이 기술력을 갖춘 대규모 철강단지를 통째로 인수하거나 최신 기술을 적용한 공장을 신설하면 한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산업과 관련해서는 메모리칩 분야는 품질이나 기술에서 양국의 격차가 크지만 집적회로와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다른 부문은 중국이 추월할 수 있다고 BCG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