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도어 개폐 등 이상 수십명 문제제기…회사 측 "전기모듈 바꿔주면 될 것 아니냐"
14일 관련업계와 BMW 오너클럽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시장에 처음 출시된 3시리즈에 치명적인 전기결함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BMW 오너 모임에서 처음 제기된 전기결함은 등화장치와 윈도 와이퍼를 포함한 총체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BMW 320d 오너 최 모(38세)씨는 한밤중에 동네 주민으로부터 ‘차에 비상등이 켜져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주차장에 내려가보니 시동과 등화장치를 모두 끄고 주차했던 자신의 승용차가 비상등을 깜박이고 있었다. 처음 최 씨는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 이어졌다. 전기신호를 받아 작동하는 도어 잠금장치와 트렁크도 열리지 않았다.
이같은 결함이 최 씨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소유주들이 BMW 오너클럽에만 수 십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비가오는 날에 많은 오너들이 비상등과 함께 윈도 와이퍼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결함(관련동영상 이투데이 홈페이지 참조, www.etoday.co.kr)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폭우 속을 주행하던 도중에 이같은 고장이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비단 한국에서 뿐만이 아니다. 가까운 일본과 싱가포르은 물론 독일과 유럽에서도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양재동에 거주하는 문 모(28세)씨 역시 같은 결함으로 고통을 받았다. 문 씨는 “해당 전기모듈을 교환하는데 수리기간이 13~16일이 걸린다”며 “우천시에는 두려워서 운전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BMW측은 “와이퍼가 작동과정에 문제가 있는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전기모듈을 교환해주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냐”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BMW 소유주들은 사측의 구체적인 해명과 사과없이 단순교환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며 공분하고 있다. 나아가 치명적인 결함을 단순고장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특히 회사측의 명확한 사과와 입장표명이 없을 경우 ‘집단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리콜 주관부처인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해당 차량의 전기적 결함에 대해 사전 조사중”이라며 “구체적인 리콜여부는 관련 산하기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