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유’ 연말 판매 실적이 향후 진로 좌우
일본 게임기 제조업체 닌텐도가 올 연말 중대 고비를 맞는다.
연말 투입하는 콘솔 게임기 ‘위유(Wii U)’ 판매 실적이 닌텐도의 앞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적이 저조할 경우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추진해온 게임전용 기기 전략을 접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작년 2월 출시한 휴대형 게임기 ‘3DS’의 부진으로 5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 위유로 재기를 노려왔다.
위유는 터치스크린으로 조작이 가능하며 TV 리모콘 기능을 더해 스마트 TV는 물론 일반 TV도 지원한다. 또한 통신 기능을 갖춰 다른 이용자와의 대전도 가능하다.
닌텐도는 위유 출시를 앞두고 ‘슈퍼 마리오와 친구들’ 등 인기 신작 타이틀도 개발 중이다.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에 제공되는 저가 게임에 빼앗긴 고객들을 되찾아 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이와타 사장은 위유가 성공하면 지난 회계연도에 적자로 돌아선 실적을 흑자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NPD그룹에 따르면 7월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하드웨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2% 침체해 게임전용기의 고전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NPD그룹은 미국에서는 이용자 전체가 줄어드는 가운데 스마트폰 전용 모바일 게임이 최대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묘조자산운용의 기쿠치 마코토 대표는 “위유의 성공 여부는 전용 게임기가 아직 필요할 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판매가 침체했을 경우 닌텐도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NP파리바증권의 야마시나 히로시 애널리스트는 “전 세대인 위(Wii) 출시 당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경쟁 상대는 아니었다”면서 “위유를 일반 유저에게 침투시키려면 인기 타이틀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는 건강 관리와 스포트 등의 타이틀로 게임 수요를 개척, 출시 다음 해인 2007년 닌텐도의 주가를 처음 7만엔선으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그러나 닌텐도는 이후 인기 타이틀 부재와 스마트 기기 보급 확산으로 인한 3DS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에는 1962년 상장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닌텐도는 위유의 가격이나 출시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닌텐도가 저가 정책으로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도이체증권의 기쿠치 사토루 애널리스트는 “점유율을 중시할 경우에는 대당 200달러, 수지를 감안하면 300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게임기는 생필품과 달리 싸다고 해서 잘 팔리는 것이 아니어서 가격 책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