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강지영의 고등학교 졸업으로 멤버 전원이 성인이 된 만큼 5번째 미니앨범 ‘판도라’는 도발이라고 할 만큼 화끈하다. 가사부터 안무, 의상콘셉트, 메이크업까지 그동안 카라에게서 엿볼 수 없었던 자극적 섹시미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
5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판도라’는 ‘묘한 시선 속에 심장이 뛰고 있어 / 거친 숨소리가 촉각을 다 자극해’ 등 과감한 가사로 사랑에 있어서 주체적 여성상을 표현했다. 일렉트로하우스와 레트로 펑크, 하드록 요소가 가미된 신스팝 장르의 멜로디는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로 발산한다.
뮤직비디오와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의상콘셉트는 파격 그 자체였다. 다리와 등이 훤히 드러나는 바디슈트 위에 짧은 재킷을 스타일링했으며 색상 선정 또한 안 입은 듯 착각을 일으키는 컬러로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등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곡 중간에는 재킷을 벗는 동작으로 허리까지 훤히 노출되는 안무를 삽입했다.
이같은‘판도라’의 카라 변신은 새로운 시도와 노력의 흔적은 보이지만 엿 보였지만 방송전부터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첫 방송 KBS2 ‘뮤직뱅크’나 25일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무대에서 콘셉트 의상을 그대로 입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촉각이 모아졌다. 카라는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디슈트 무대의상을 그대로 선보였다. 이에 대한 시청자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시청자들은“지나치게 노출을 강조한 의상을 청소년 시청 가능 프로그램에 그대로 착장하고 나왔다”며 “의상과 안무 모두 청소년들이 시청하기 부적절한 콘셉트였다”고 평가했다. 일부 시청자는“섹시한 변화가 보기 좋았다”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선정성 논란보다 아쉬운 점은 기존 카라의 색깔을 크게 탈피하지 못한 음악에 있다. ‘판도라’는 그동안 카라의 히트곡을 도맡아 작곡했던 작곡가 한재호-김승수 콤비의 작품이다. 사운드면에 있어서 보다 강렬해진 점을 빼면 기존에 발랄했던 댄스곡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채 ‘카라표 댄스곡’에 집중한 곡이다. 음악스타일과 더불어 카라의 가창력도 지적된다. KBS2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라이브는 시선을 압도하는 비주얼에조차 집중할 수 없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멤버들은 개인 파트에서 불안한 목소리로 듣는 이 조차 아슬아슬하게 했으며, 합창 부분의 조화도 부족해 한류스타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