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문선영 증권부 기자 "개미군단, 정치테마株 꿈 깨어나야"

입력 2012-07-3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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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대선 테마는 5년마다 돌아오는 '치명적인(?) 유혹'이다. 대선 예비주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은 물론 지연, 학연, 혈연, 정책 등에 따라 관련주들이 형성되는 단순한 구조가 매번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 틈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차익을 노리며 불나방처럼 테마주라는 '신기루'에 뛰어든다.

문제는 이들 투자자들을 노리는 세력들이다. 선거 테마주는 누가 만드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증권가의 세력이 뒤에 있다고 추정만 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 이들 세력에 의해 개인투자자들은 폭탄 돌리기의 ‘제물’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로 정치인 테마주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정치인 테마주를 이용한 시세조종 등으로 인한 현물시장의 불공정거래는 작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올초 국내 증시가 정치 테마주 열풍으로 몸살을 앓자 강력한 경고에 나서며 시장 단속에 나선 바 있다. 금융당국의 불호령에 시장은 잠시 안정을 되찾는 듯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정치 테마주들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또 다시 혼란에 빠지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국이 감시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조치라는 것은 일이 끝나고 난 뒤 뒷수습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돼 처벌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투자자들은 손실을 본 뒤다. 애초부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예방조치가 급선무다.

이와 함께 개인투자자들 역시 테마주에 대한 맹목적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인 테마주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 정치나 증권시장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안철수 교수나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 한들 현재 테마주로 얽혀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과연 오를 수 있을까? 이미 우리는 테마주의 말로를 경험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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