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M&A 열풍에 손실 볼까 우려 고조…현지인의 반발도 고려해야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비교적 관대했던 지금까지의 태도에서 변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이강 대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기업들은 해외 M&A에 있어서 반드시 시장 원리를 따라야 하며 국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이 손익계산을 철저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해외 M&A에 나서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중국은 3조2000억달러(약 3648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해외 M&A를 독려해왔다.
중국의 상반기 M&A를 포한한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35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성장을 지탱하기 위한 에너지의 확보는 해외 M&A의 최우선과제로 여겨졌다.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24일 캐나다 석유업체 넥센을 15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다.
사모펀드 A캐피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M&A 중 92%가 자원과 에너지 부문이다.
이강 대표는 “SAFE에 M&A를 위한 외화반출을 요청하는 기업인들 모두 중국을 위해 이같은 일을 한다고 강조한다”면서 “그러나 기업인들은 항상 M&A에 있어서 투자수익률·비용·현금흐름을 검토해야 한다는 기본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저돌적인 M&A에 해외 각국의 반발과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지난해 중국 중쿤투자그룹의 부동산 매입을 차단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 “유럽과의 과거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아프리카와 다른 경제권의 파트너십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