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상반기 순익 1조 감소

대출 여체율 상승 등 하반기도 부정적

경기침체로 부진한 성적표가 우려되던 국내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이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와 기업, 외환은행 등 6개 사의 상반기 순이익 추정치는 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조9541억원보다 1조원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문가들의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등을 포함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225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는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영업권 효과(1조431억원) 등의 일회성 요인이 작용해 1조3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2분기 21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640억원 감소했다. 지분 약 60%를 보유한 외환은행은 161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는 전분기 3139억원 대비 48.7%,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8% 감소한 수치다.

이익에 대한 변동요인을 살펴보면 순이자이익은 대출자산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전분기보다 95억원 증가한 5070억원을, 비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2186억원 감소한 2274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측은 하이닉스 등 유가증권 관련 매매이익(1836억원)과 파생상품 관련 이익(260억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KB금융도 같은 기간 순익이 1조5749억원에서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줄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 신한금융, 기업은행의 순이익 감소율 추정치도 각각 15~20%에 달한다.

한편 3분기에도 실적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수 있는 데다, 내년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우량차주 중심의 금리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 및 기업대출 부실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0.89%였던 대출 연체율은 올해 5월 말 1.37%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반기 세계경기 침체가 더 심각해지면 연체율 상승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올 초 하반기 조회사에서 한결같이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실적부진화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집단대출 연체 장기화에 따른 부실채권(NPL)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재조정, 채무상환능력 취약 계층에 대한 리스크 관리 등이 은행권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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