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스페인 은행 구제에 투입키로 임시 승인된 1000억유로를 네 단계로 나눠 모두 지급할 계획이라고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FSF는 1차분 300억유로를 이 달 말까지, 450억유로는 오는 11월과 12월에, 4차분 250억유로는 내년 6월까지 지급하는 일정을 마련했다고 슈피겔이 EFSF 내부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1차분 300억유로 가운데 200억유로는 은행 단기자금 공급용으로 사용되고 100억유로는 긴급 상황에 대비한 충격 완화 용도로 쌓아두게 된다.
또한 부실 채권을 따로 모아 관리하기 위해 오는 11월 ‘배드 뱅크’를 설립하고 총 지급액 가운데 최대 250억유로를 여기에 투입한다.
구제금융의 마지막 원리금 상환 일정은 오는 2028년이다.
스페인 은행권 구제금융 가승인분 1000억유로의 구체적 집행 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무장관들은 지난달 9일 회의에서 스페인 은행권에 최대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주기로 합의했다.
구제금융의 규모·시기·방법 등은 스페인 정부와 유로존과의 협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유럽집행위원회(EC) 실무진이 총 구제금융 규모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 중이지만 스페인 은행 4곳에 대한 회계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스페인 측이 요구할 구제금융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민간 조사기관은 1차 평가보고서에서 스페인 은행의 구제금융에 62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 규모가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유로존은 지난 10일 이달 말까지 스페인 은행권에 300억유로를 1차 지급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