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피해 일본서 자금조달하는 기업 늘어…저금리·안정적인 환경이 매력
일본에서 해외 기업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 규모가 1조엔(약 14조7821억원)을 돌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일까지 사무라이본드 발행액은 1조2202억엔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2% 웃돌았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정보제공업체 톰슨로이터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 기준으로 사상 최고였던 2008년의 2조3077억엔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일본으로 몰리는 것은 금리가 낮은데다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올들어 5월까지 세계 회사채 시장의 발행액은 1조300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 위축됐다.
이 가운데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의 회사채 시장 규모는 5000억달러로 30%나 줄었다.
유럽 기업들이 사무라이본드로 눈을 돌리면서 역내 시장의 축소가 가속화한 셈이다.
북유럽 최대 규모 은행인 스웨덴의 노르디아뱅크는 오는 15일 1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주간사인 메릴린치 일본 법인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는 지난 8일 323억엔 어치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결정했다.
네덜란드 대형 금융기관 래버러토리뱅크은 지난달 1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신문은 유럽 위기가 장기화할수록 일본 시장이 유망한 자금 조달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