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 CEO들이여, 잡스보다 게이츠 따라해라

입력 2012-04-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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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직관에 따른 창조·독한 면 등 모방 힘들어…고객 불만 경청·협력 중시 등 게이츠 장점

“성공하려면 게이츠를 벤치마킹하라”

최근 미국에서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서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 따라하기 열풍이 불고 있지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오히려 CEO들이 벤치마킹하기에 적합하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장했다.

잡스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이후 일부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월터 아이작슨이 쓴 잡스 전기를 ‘경영의 바이블’로 숭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잡스의 눈부신 성공에도 불구하고 다른 CEO들이 이를 따라하기는 절대 쉽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로베르토 베르간티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 교수는 “잡스는 경영에서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할 수 있는 ‘의미의 창조’라는 분야를 추구했다”면서 “이는 다른 CEO들이 잡스를 롤모델로 하기에 부적절하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잡스는 시장조사 등은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의 영감과 직관에 따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잡스의 한 동료는 “그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과정은 인도의 영적 스승인 구루가 진리를 찾는 과정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CEO들이 시장조사를 하지 않고 잡스처럼 날카로운 창조성을 발휘해 혁신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라고 WSJ는 전했다.

잡스는 또 자신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직원을 해고하기도 하는 등 직원들을 혹독하게 다뤘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직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에 애플 직원들이 잡스의 부정적인 면을 감내했지만 다른 기업에서도 이 같이 독한 리더십이 통할 지는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반면 빌 게이츠는 보다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따랐다는 평가다.

게이츠는 새 고객을 창출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했다.

그는 “가장 불만이 많은 고객이 가장 큰 배움의 원천이다”라고 항상 강조했다.

잡스가 폐쇄적인 시스템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게이츠는 개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MS는 인텔, IBM 등과의 동맹을 통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로 성장했다.

애플은 자사의 독자적인 운영체제(OS)를 다른 기업과 공조하는 것에 부정적이었 입장인데 반해 MS는 라이선스를 주고 보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OS를 쓰는데 주력했다.

이 같은 개방성이 2000년대 중반까지 MS가 정보·기술(IT)업계의 선두로 군림했던 이유라고 WSJ는 평가했다.

게이츠의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점도 CEO가 본받을 만한 점이다.

빌 게이츠는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이 심각한 오류로 제품을 전부 수거해야 했을 때 오히려 실패를 했던 직원을 격려하고 해고하지 않았다.

WSJ는 잡스와 게이츠 모두 성공을 거뒀으나 그 방식은 서로 달랐다면서 CEO들이 잡스의 독한 리더십을 굳이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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