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2대 부자 토머스 쿽 형제 회장,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홍콩 부동산재벌 순훙카이가 부정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임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홍콩 경제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의 반부패 수사기관인 염정공서(ICAC)는 부동산재벌 순흥카이의 공동 회장인 토머스와 레이먼드 쿽 형제를 구속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쿽 형제 이외에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을 지낸 라파엘 후이도 함께 체포됐다.
후이는 순훙카이그룹에서 특별고문으로 일한 적이 있다.
그는 AIA그룹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었지만 AIA그룹은 이날 후이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ICAC는 이날 웹사이트에서 “홍콩 상장회사에 재직하는 두 명의 고위 임원과 정부 전직 고위 관리를 비리 혐의로 체포했다”면서 “이들은 뇌물방지 조례를 위반하고 공공연하게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에 앞서 ICAC는 최근 같은 건으로 5명을 검거했다.
회사는 “쿽 형제는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회사의 정상적 활동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훙카이의 도널드 창 최고경영자(CEO)도 ICAC로부터 별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쿽 형제 회장 일가는 총 183억달러(약 21조원)의 재산으로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에 이은 홍콩 2위 부자며 순훙카이는 홍콩 최대 부동산개발업체다.
토머스와 레이먼드는 지난 2008년 큰 형인 월터를 회사에서 쫓아내고 경영권을 장악했다.
월터 쿽은 “형제들이 발주계약과 기타 경영상의 부적절한 행위를 조사하려는 나와 맞섰다”면서 “이들이 나를 회사에서 축출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제소하기도 했다.
ICAC는 구속 사유에 대한 구체적 혐의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선훙카이가 토지 구입 과정에서 고위 공무원들에게 요트와 비행기 등이 동원된 호화여행을 제공하는 등의 비리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과 관련해 부동산재벌들의 행태를 비판해온 렁춘잉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승리한 후 쿽 형제가 구속됐다며 렁 장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