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 WTO에 중국 공동 제소…中 “싼 희토류 시대 끝내야”
중국의 희토류를 둘러싼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은 13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WTO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공동으로 분쟁 중재를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의 무역관행에 미국·일본·EU가 공동으로 WTO에 제소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희토류는 미국 기업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중국이 국제 무역시장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60일 내에 미국 등과 합의하지 못할 경우 WTO가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이 건에 대해 심사하고 무역제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등 각종 첨단제품에 쓰이는 17종의 희귀금속을 가리킨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이후 희토류 수출쿼터를 3만t 수준으로 제한해왔다.
이는 2009년에 비해 40%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수출제한에 글로벌 희토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광학렌즈 주요 원료인 란탄 가격은 2009년에 kg당 4.88달러였으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110달러가 넘었다.
중국도 희토류 수출제한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이기도 한 랴오진치우 장시재경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은 그 동안 세계에 희토류를 대량 공급했으나 여기에는 환경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제 싼 희토류 시대를 끝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중국은 현재 권력 교체 과정에 있기 때문에 지도자들이 국제적 압력에 굴복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다른 나라 간 무역갈등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