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포인트]3월 증시, 봄바람 불어올까

입력 2012-03-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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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어느덧 끝나가고 있다. 출근길 느껴지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따뜻한 햇살은 어느새 다가온 봄기운을 완연히 느낄수 있게 해준다.

증시에서도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을까. 3월 증시가 시작되는 첫날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연초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낙관주의자들은 유동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29일 5295억유로 규모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실시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더해지면서 증시 주변의 유동성이 풍부해 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가 추가로 상승하려면 유동성 보다는 경기(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국내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美·유럽發 훈풍에 '방긋'

일단 3월을 첫 날인 오늘 증시는 산뜻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 지표기 호조세를 나타낸데다 유럽 금융시장 역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개선 등 미국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에 따라 상승마감했다.

지난주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자 수는 35만1000명으로 2008년 3월 이후 거의 4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주에 비해서는 2000명 줄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작년 10월 이후 조금씩 줄고 있어 미국 노동시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4분기 이후 가속되기 시작한 미국 경기회복 기대가 언제 약화될 지가 코스피지수 방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 경기가 좋아지는 속도는 조만간 둔화 조짐이 나타나겠지만 경기 회복 기대는 한동안 다소 후행적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조업과 소비지표들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공급관리협회(ISM)가 조사하는 2월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54.1보다 낮은 52.4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54.5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1월 개인소비가 0.2% 늘고 개인소득은 0.3% 증가하는 등 경기가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예상치에는 못미쳤다.

1월 미국의 건설지출 규모도 0.1% 감소했다. 건설시장이 여전히 취약한 수준임을 보여준 것이다.

◇"유동성 확대 가능할 것"

유럽 역시 상황이 긍정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만기 장기대출 공급으로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금리가 6개월만에 5% 아래로 하락하는 등 유로존 국채시장이 급속히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 것.

또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잠정 승인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장-끌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직후 성명서를 통해 "그리스는 유로존 국가들로부터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담보하기 위한 모든 법적 조치들을 취했고 재무장관들도 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재무장관들은 민간 채권단의 2차 국채교환 완료를 기다리고 있다"며 잠정적으로 지원을 승인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지원을 위한 그리스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최종 승인은 국채교환이 마무리되는 다음주 이후로 늦췄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 사이의 채무 재조정으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이라는 뇌관이 터질 것이라던 우려가 사실상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임동락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1차 LTRO에 이어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된 2차 LTRO가 시행됨에 따라 은행권의 자금경색 우려가 더욱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욱이 유동성 공급 이벤트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증시의 유동성 확대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유동성은 여전히 강세장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추세적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숙제가 남아 있지만 상승흐름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져야"

2월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고유가는 3월에도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도 뉴욕증시는 각종 경제지표 호조에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파이프라인이 폭발됐다는 루머에 증시 상승세가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란 프레스TV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파이프라인이 폭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고 이즈음 다우지수는 일시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 마감 후 사우디 아라비아는 공격으로 파이프라인이 폭발됐다는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다시 108달러대로 내려왔다.

이는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가 증시에서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물가를 자극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현수준의 등락을 유지한다면, 주식시장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원유와 금을 제외한 다른 상품 가격이 아직까지 안정적이다"며 "현 경제 상황에서 원유 수요가 급증할 수 없기 때문에 유가가 계속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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