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WTI, 120~150달러 갈 것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WTI 기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조만간 사상 최고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유가의 기준이 되는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기록적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122.40달러로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브렌트유는 지난달 11% 올랐고, 최근 17거래일 중 15일 상승했다.
같은날 역시 9개월래 최고치로 오른 WTI는 1년간 14% 올랐고, 지난 5일간 배럴당 5.54달러 뛰었다.
WTI의 역대 최고치 기록은 지난 2008년 기록한 147.50달러, 브렌트유는 같은 해에 기록한 127달러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WTI와 브렌트유가 사상 최고치를 위협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JP모간체이스는 “브렌트유는 지난해 5월 이래 계속 100~120달러대에서 거래됐다”며 “올 하반기에는 상승폭을 한층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브렌트유의 새로운 가격 범위는 105~135달러대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티퓨처스퍼스펙티브의 팀 에반스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원유 시장 동향은 이란의 정세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석유거래업체인 비톨은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최근 전망했다.
비톨의 이언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유가는 현재 수준인 배럴당 120달러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요인을 감안할 때 2008년 기록한 배럴당 150달러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테일러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석유산업 종사자들의 연례모임인 ‘국제석유주간’ 콘퍼런스에 참석한 석유회사 중역들과 중개상, 정책 입안자들이 최근 치솟는 국제유가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뒤에 나왔다.
테일러 CEO는 “공급 측면에서 볼 때 시장은 엉망”이라며 “수요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유가가 지금 수준보다 내려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톨 CEO의 전망대로 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의 평균 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정유업계는 반사익을 얻을 전망이다.
온라인 투자정보매체인 마켓워치는 엑슨모빌이나 셰브론 같은 석유 메이저들이 유가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부진을 떨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