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유통공룡 프랑스의 까르푸가 리더십 교체를 통해 부활을 시도한다.
까르푸는 현지 소매업체 비바르테의 조르주 플라사 최고경영자(CEO)를 라르스 올로프슨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내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라사는 이로써 11년만에 까르푸로 복귀하는 셈이 됐다.
그는 앞서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까르푸의 스페인사업부 책임자로 근무했다.
전문가들은 플라사 CEO가 까르푸를 침체의 늪에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까르푸는 지난해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30% 이상 떨어지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상태다.
까르푸는 지난 2010년 9월, 15억유로를 들여 유럽의 일부 대형 매장들을 리모델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실적 전망을 다섯차례 낮췄다.
지난 19일에도 2011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3개월 만에 또 하향했다.
까르푸는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부문의 침체에 따라 전년 대비 최대 20%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로프슨 CEO는 성명에서 “불확실성이 한층 심각해지는 환경에 직면해 2011년 영업이익 전망치 범위를 15~20% 감소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까르푸는 앞서 지난해 8월에도 2011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1월 올로프슨이 수장에 오른 이래 까르푸의 시가총액은 70억유로 가까이 증발했다.
프랑스 내수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까르푸의 실적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스웨덴 출신인 올로프슨은 스위스 다국적기업 네슬레에서도 인정받은 마케팅 전문가이지만 소매분야에서의 경험 부족으로 까르푸를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런던 소재 소매업 전문 조사업체인 플래닛 리테일의 나탈리 베르그 애널리스트는 “가격을 인하하고 대형 아울렛 매장을 정비하겠다는 올로프슨의 계획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지 못했고, 소비자들의 편의와 접근성을 해결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만한 리모델링보다는 그 자금을 키오스크 매장인 ‘까르푸 플래네’ 및 전자상거래 기능 개선 등에 활용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까르푸는 미국 사모펀드 칼러니캐피털과 베르나르 아르노가 이끄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투자회사인 그루페아르노가 지분의 16.02%와 22.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주주는 장부상 무려 20억유로 평가 손실을 입고 잔뜩 성이 난 상태다.
플라사는 까르푸에서 등돌린 이들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사실상의 구원투수로 등판하게 된 셈이다.
플라사 CEO는 2007년 사모펀드 카터하우스캐피털파트너에 인수된 의류 브랜드 쿠카이의 모회사인 비바르테에서 11년간 근무했다.
그는 슈퍼마켓 체인 운영업체인 카지노그룹(Casino Guichard Perrachon)의 CEO를 역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