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회장 “은행 평균가치보다 높아야” 증시전문가, 경쟁력 의문…“기대 지나쳐”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식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받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5일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내 IPO를 끝낼 수 있는 시간표를 갖고 착실히 준비해 상장하겠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하루 전날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산은의 IPO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증시 관계자들은 시기의 문제만을 남겨놨을 뿐 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관심사는 산은의 ‘몸값’이다.
강 회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상장된 은행들의 평균 PBR은 0.6배 안팎이다.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도 모두 PBR 1 미만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비율로 PBR 1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이 같다는 뜻이다. 은행 업종이 전반적으로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강 회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자산운용사 CIO는 “최소한 현재 상장된 은행들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시중은행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지나친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산은의 최대 취약점은 수신기반이다.
현재 산업은행 지점은 60여개로 4대 은행이 1000여개 안팎의 영업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향후 대우증권 영업장내 BIB를 포함해 200개 정도로 늘릴 계획이지만 이것도 경쟁은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또 무점포·온라인 영업망을 기반으로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다이렉트 뱅킹’을 더욱 강화해 지점 중심의 영업행태를 바꾼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BIB와 다이렉트뱅킹이 예상외의 효과를 거둔다고 가정해도 시중은행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개인고객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400개~500개 정도의 점포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의 예금과 대출은 은행의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위한 밑거름이란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IPO와 민영화를 통해 산은의 강점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 평균 이하의 가격를 받게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증권사 IPO담당 팀장은 “투자자들이 산업은행을 현재 상장된 은행들보다 매력적이라고 보는 것 같지는 않다”며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정부신용등급이란 산업은행의 최대 강점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들이 평균 이상의 가치를 매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