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부담 회피·비용 절감 차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엔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위탁 생산을 시작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등을 중심으로 연간 1만대 가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올 초 이집트에서 SUV ‘포추너’ 조립을 시작으로 향후 중동·아프리카의 10개국 정도로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요타의 이 같은 계획은 기록적인 수준의 엔고 부담을 피하기 위한 일환이다.
최근 달러당 80엔이 넘는 엔고로 일본 생산은 이미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
도요타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이 340억엔 줄어들 만큼 엔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 도요타의 2011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4500억엔, 순이익은 3900억엔으로 전년 대비 3.9%와 4.5%씩 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달러·엔 환율을 80엔으로 가정했을 때의 전망으로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실제 실적은 더 악화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이 여파로 한국 현대자동차와 독일 폭스바겐 등과의 경쟁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세계 생산·판매에서 도요타는 세계 1위 자리를 폭스바겐에 내어준 것으로 추정되며, 2위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밀려나 3위로 전락한 것으로 각종 시장조사 결과 확인됐다.
그럼에도 도요타는 일본 국내 생산 300만대 유지 계획을 지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생산은 일본에서 생산한 부품을 현지로 보내 조립하는 ‘넉다운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외에 관세나 물류 비용 절감으로 판매 가격을 낮추고 각국의 시장 수요에 맞는 차종을 투입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러시아에서는 올 봄부터 현지 제조업체의 공장에서 SUV를 조립하기로 결정하는 등 자체 신공장 건설 비용 억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