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M&A 규모, 전분기 대비 15% 감소…내년 하반기 이후에야 다시 풀릴 듯
유럽 재정위기에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글로벌 M&A 규모가 이번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4640억달러(약 535조원)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중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전체 M&A 규모는 전년 대비 3.2% 증가에 그친 2조260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붕괴 우려와 신용경색,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M&A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만 해도 글로벌 M&A 분위기는 좋았다.
존슨앤존스(J&J)이 지난 4월 스위스 의료장비업체 신테스를 21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제약업체 익스프레스스크립츠는 7월에 메드코헬스솔루션을 291억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2위 이동통신업체 AT&T는 3월에 4위 이통산인 T-모바일USA를 390억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해 M&A 규모 톱 10중 7개가 8월 이전에 발표됐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유럽 위기가 다시 급부상하면서 시장은 얼어붙었다.
골드만삭스의 요엘 자오위 글로벌 M&A 부문 공동 대표는 “자본이 충분한 기업들이 전략적 인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M&A 수요는 충분하다”면서 “유럽 지역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폴 파커 글로벌 M&A 부문 대표는 “유럽 위기가 심화하면서 기업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M&A는 내년 하반기에나 활성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의 규제 강화도 올해 M&A가 위축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AT&T는 미국 법무부 등이 반독점 위반 혐의로 지난 8월 조사에 들어가는 등 당국의 압력이 커지자 이달 결국 T-모바일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