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은행들은 유럽 채무위기의 충격을 비교적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3대 금융 그룹은 2011 회계 상반기(4~9월)에 채무위기 여파로 허덕이는 유럽 은행권과 대조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이날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MUFG는 실적 호조를 이유로 2011 회계연도 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의 순이익은 주식 부문과 채권 트레이딩 부문의 부진으로 각각 25% 가량 감소했다.
미즈호는 2016년 3월까지 10%에 가까운 인력을 감축할 계획을 밝혔다.
WSJ는 3대 금융그룹의 실적이 뛰어나진 않지만 공통점은 유럽 채무위기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무상태에 힘입어 일본 은행들이 유럽 은행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MUFG의 상반기 순이익은 6960억9000만엔(약 90억4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의 3567억8000만엔에서 2배 가까이 뛰었다.
MUFG는 올해 전체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6000억엔에서 9000억엔으로 상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야스 가쓰노리 MUFG 사장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올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 둔화 리스크가 다소 있다”고 우려했다.
MUFG는 유럽에 이탈리와 스페인 국채 41억달러어치를 포함해 172억달러의 익스포저를 떠안고 있다.
다만 나가야스 사장은 “이것이 사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작다고 말하고, 대부분의 익스포저는 인프라 프로젝트 파이낸스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의 상반기 순이익은 2546억7000만엔을 기록했다. 미즈호는 2011 회계 순이익 전망치는 기존의 4600억엔을 유지했다.
미즈호는 미즈호은행과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의 합병에 따른 재편의 일환으로, 2016년 3월말까지 3000명의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 9월30일 현재 직원 수는 3만1300명으로, 인력 감축을 통해 400억엔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MFG의 상반기 순이익은 3137억6000만엔으로, 전년 동기 수준를 밑돌았다.
다만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거액의 일시적인 순이익이 발생해, SMFG는 2011 회계 순이익 예상치를 4000억엔에서 5000억엔으로 상향했다.
이들 3대 은행 대표들은 모두 약화한 유럽의 은행에서 자금 요청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