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리카 시대에서 일본 등진 美 산물...中·美 공생 끝났다
차이메리카는 1980년대까지 일본과의 공생관계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룬 ‘자메리카(Jamerica, Japan+America)’를 본 딴 모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당시 미국과 일본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의 돈독한 관계 하에 정치·경제 면에서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의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이 일본에 시장 자유화의 가속화와 내수 확대를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자메리카에도 균열이 생겼다.
일본은 자국의 수출 자유화를 규제하고,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덤핑과 관련해 무역마찰의 불씨를 당겼다.
자메리카 시대에 방점을 찍은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 가치를 낮추고 엔화 가치를 높이도록 촉구한 1985년 ‘플라자 합의’였다.
나중에 플라자 합의는 일본에 엔고와 저금리, 부동산 버블, 버블 붕괴를 초래해 ‘잃어버린 10년’의 단초가 됐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미국과의 무역마찰이 고조되는 가운데 엔화 강세로 비용 부담이 커지자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해 무역마찰을 피하고자 했다.
중국은 어부지리로 세계의 공장으로서 외환보유고를 늘릴 수 있었고, 미국과의 전략적 경제 동맹인 차이메리카 시대를 열기에 이르렀다.
결국 차이메리카는 일본을 등지고 중국의 저임금으로 자국의 번영을 꾀한 미국의 이기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공생관계가 끝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차이메리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조차 “차이메리카 시대가 가까운 장래에 끝나고 중국이 20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의 자금줄이었던 중국도 미국처럼 소비시장으로 전환하면서 ‘저축과 소비’로 균형을 이루던 양국의 상호보완적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칭화대 국정연구중심은 지난 10월18일 내놓은 책자 ‘2030 중국 : 공동의 부를 향하여(邁向共同富裕)’에서 중국 GDP가 2020년 이전에 미국을 넘어서고 2030년에는 미국의 2~2.2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연구중심은 중국이 이 기간 동안 세계 최대 수출국에서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투자 순유입국에서 투자 순유출국으로 각각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미국을 대신하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 됨은 물론 세계 최대 현대 산업 시스템과 세계 최대 규모 도시군, 초현대적인 기초 설비들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칭화대 국정연구중심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두 개의 거대 소비국이 석유·희토류 등 자원 쟁탈전을 벌일 경우, 세계 경제의 지축을 흔드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