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세계 제조업경기, 2009년 6월 이후 최악신흥국에서부터 선진국까지 제조업 전반 위축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면서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1일(현지시간) 세계 주요국의 연구소와 공급관리자협회(ISM) 자료를 취합해 작성하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8월에 50.1을 기록,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에 휩싸였던 2009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발표했다.
PMI는 제조업계의 생산과 주문, 수요 등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서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8월 세계 제조업은 미국 등 주요국에서부터 아시아 신흥국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미국 ISM이 발표한 8월 PMI는 50.6으로, 전월의 50.9에서 하락했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 예상치인 48.5는 웃돌았지만 간신히 위축만 면한 수준이다.
같은 달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는 2년만에 처음으로 위축 양상을 보였다.
특히 유럽 지역의 경기 둔화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이외 국가인 스위스와 스웨덴, 영국의 제조업 경기도 8월 일제히 부진을 나타낸 것이다.
영국의 8월 PMI는 49로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였다.
아시아의 제조업 경기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HSBC가 1일 발표한 중국의 8월 PMI는 49.9였다.
전달의 49.3보다는 양호했지만 50에 미치지 못해 제조업 경기의 부진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일본의 PMI는 51.9로 3개월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가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로버트 프라이어-반데스포르테 아시아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불행히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수요 부진이 아시아 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제조업 경기 침체가 경제 성장에도 파급을 몰고 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닐 듀타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와 관련 “미국 경제가 붕괴는 아니어도 약화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이 60%가 넘는다”고 봤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거의 정체된 상태”라며 “미국뿐 아니라 유로존과 영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해결한 마땅한 정책적 도구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발표했던 2.7%에서 1.7%로 대폭 하향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6월 재조정한 수치(2.7~2.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OMB는 최근 고유가와 올해 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따른 물류 차질, 유럽발 재정위기, 주택시장 침체 등을 하향의 원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