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전략 등한시...日 진출 8년만에 철수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가 일본에 진출한 지 8년만에 백기를 들었다.
테스코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테스코 대변인은 이날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며 “매각 가격이나 구체적인 시기 등은 향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코의 이같은 결정은 일본 현지화 전략을 등한시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테스코는 2003년 일본에 진출해 ‘쓰루카메랜드’ ‘테스코’ 등의 간판을 내걸고 도쿄를 중심으로 129개 매장을 운영했다.
2007년에는 회사명을 ‘테스코 재팬’으로 바꾸고, ‘테스코 익스프레스’로 편의점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확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매장이 좁고 테스코의 강점인 자사브랜드(PB) 제품이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데다 일본의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배경으로 적자 매장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일본 129개 매장 중 흑자는 절반 수준을 겨우 넘겼을 정도다.
여기다 일본의 높은 인건비와 매장 임대료, 식문화 차이도 테스코의 부진에 기름을 부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이 너무 좁아 사고 싶은 물건이 없었다”면서 “인지도 낮은 테스코의 PB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온 것이 고객들의 외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프랑스의 대형 유통 체인 까르푸도 일본 소비자들의 기호와 관계없이 양과 가격에만 치중하다 일본에 진출한지 4년만에 짐을 쌌다.
테스코는 일본에서 철수하는대신 앞으로 다른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필립 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아시아 중에서 일본보다 규모가 큰 지역에 주력할 것”이라며 “중국 한국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국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테스코는 당분간 영업을 계속하며 매각처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