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오는 10월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미국 법정채무한도 증액 관련 논쟁과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과의 연계 문제 등으로 수차례 연기됐던 한미 FTA의 9월 의회 비준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 의회 하원의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이행법안 표결을 잠정적으로 오는 10월 중순에 실시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는 의회가 9월 회기에서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고 초당파적인 특별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 마련과 특허개혁법 처리 등 대형 현안이 산적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백악관이 의회에서 TAA 연장안이 가결된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의회의 조속한 비준을 막는 걸림돌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과 한국 국회의 FTA 비준동의 절차 등을 감안해 미국 의회가 FTA 처리를 전략적으로 연기시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주자들 모두 FTA에 긍정적인 입장이고 의회가 예산안 처리를 위해 당초 20일까지로 돼 있는 9월 회기를 연장할 가능성도 있어 FTA 이행법안 처리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