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시장은 29일(현지시간) 강세를 나타냈다. 10년만기와 3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가격은 상승).
채무한도 증액 협상을 놓고 난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이 예상외 부진을 보이면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오후 4시21분 현재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대비 16bp(1bp=0.01%) 하락한 2.79%를 기록했다. 한때는 2.77%로 작년 11월 30일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한주동안 17bp 하락, 이달은 37bp 하락해 작년 8월 이래 가장 큰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로써 미 국채는 이달 리턴(투자수익률)이 6월의 손실분을 상쇄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2bp 하락한 4.13%. 한때는 4.10%로 작년 11월30일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번 한주동안 13bp 하락했고, 월간으로는 24bp 내려 작년 8월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6bp 내려 0.36%였다.
채무한도 증액 마감시한 직후인 8월4일에 만기를 맞는 900억달러 규모의 6개월만기 재무부 단기증권(TB) 금리는 0.3%로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1.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1.8%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1분기 성장률은 1.9%에서 0.4%로 대폭 하향조정됐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역시 3.1%에서 2.3%로 조정돼 작년 말 이후 현재까지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표와 달리 실제로는 상당한 둔화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7월 소비심리도 2년4개월 만에 최악으로 위축됐다. 톰슨 로이터/미시간대는 7월 소비심리지수 확정치가 63.7을 기록, 전달의 71.5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자 이달 중순에 발표된 잠정치 63.8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시장의 예상치 64에도 미달했다.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채무한도가 증액되지 않을 경우 미 정부는 4분기 정례 입찰을 연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내달 3일 4분기 정례 입찰 규모 발표 때까지 채무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자금조달 목적으로 캐시매니지먼트증권(CMB)을 발행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가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캐런 미 국채투자전략가는 이날 재무부와 채권 딜러간 회의에 참석한 뒤 “재무부가 입찰을 연기해 단기 CMB를 발행함으로써 어떻게든 자금을 융통할 계획”이라며 “CMB는 더이상 금리 하락이 있을 수 없는 시장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데이비드 지멘스 미 국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는다”며 “주말을 맞아 시장 참가자는 채무 위기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취약한 경제성장에도 다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