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엔고에 ‘주식회사 일본’ 긴장

엔화 값 4개월만에 최고치...기업실적 악화 우려

엔화 값이 또 치솟으면서 대지진 충격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12일(현지시간) 한때 달러당 79.17엔, 유로당 109.58엔으로 각각 치솟았다. 일본 당국이 주요 7개국(G7)과 공조로 엔화 매도를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선 3월18일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엔화 강세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엔화 강세는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려 실적을 악화시킨다.

이는 제조 라인의 해외 이전에 박차를 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의 시가 도시유키 회장은 “현재의 엔고 수준은 많은 기업에 실적 악화 요인이 된다”면서 “이 상황으로는 채산성을 맞추기가 불가능하다”고 위기감을 표명했다.

기업들은 올해 상정환율을 달러당 82.59엔으로 잡았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달러당 82엔, 유로당 115엔이다. 도요타는 엔이 달러에 대해 1엔 오르면 300억엔, 유로에 대해 1엔 오르면 50억엔의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일본 정부의 당장 시장 개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12일 “시장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현재 엔고는 시장 개입을 필요로 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로 도쿄증시에서는 닛케이225지수가 연일 하락세다. 12일 지수는 전일 대비 143.61엔 내린 9925.92엔으로 5거래일만에 1만선을 내줬다.

미국 경기 둔화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다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안전 자산인 엔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확산되고 있다. 투기 세력들이 이들 국가의 국채를 쏟아내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위기 라인인 7%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도 연방정부의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여야 지도부의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이는 달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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