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ㆍ대두ㆍ옥수수 가격, 수급 완화 기대감에 일제 하락세
국제 곡물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요 산지의 기후 개선으로 수급 우려가 완화하자 헤지펀드업계가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가격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장중 부셸당 6.17달러로 11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옥수수와 대두 가격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밀은 주요 산지인 러시아가 7월부터 수출 재개를 결정하면서 수급 우려가 완화, 이달 들어 14%나 떨어지는 등 곡물 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튀니지가 러시아산 밀을 저가에 낙찰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 하락의 불씨를 당겼다.
튀니지는 밀 선물 7만5000t을 매입했다. 이 가운데 5만t은 t당 291.25달러에, 나머지 2만5000t은 t당 289.74달러에 각각 계약했다.
트레이더들은 “이 가격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중 한 쪽에서 싸게 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어그리바이저의 데일 더크홀츠 시장 담당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풍작이 예상되는데다 미국에서도 작황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매수 의욕이 저하되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프랑스와 독일 등 가뭄으로 메말랐던 경작지 상황이 개선된 것도 밀 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밀 값이 떨어지면서 옥수수 가격도 동반 하락세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 10일에는 부셸당 7.99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저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한때 6.775달러로 하락, 최고점에서 15%나 미끄러졌다.
미국에서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에탄올 연료에 대한 세금우대 철폐론이 나온 것도 옥수수 값을 끌어내렸다.
대두 가격도 하락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한때 대두 가격은 11월물이 부셸당 13.205달러로 지난달 17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섰다.
대두는 다른 곡물에 비해 세계적으로 재고가 넉넉한데다 중국의 수입 둔화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미국 농무부가 발표하는 작황전망보고서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7월부터는 산지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아 가격 변동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트레이더는 “원래 7월초에는 시장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면서 “현재는 헤지펀드들이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옥수수는 낮은 재고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만큼 날씨에 따라서는 다시 상한가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곡물연도가 2010~2011년(2010년 9월~2011년 8월)에서 2011~2011년으로 옮겨가고 있어 향후 기후에 민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