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농민공 불만 고조...저장성, 납중독 항의
치솟는 물가와 빈부격차의 확대, 정부관리의 부정부패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에 걸쳐 정부와 사회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의 시위가 잇따르면서 제2의 톈안먼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농민공 시위가 정부의 강력한 진압에 수그러들었으나 이들의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만이 여전해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광둥성 쩡청시 신탕진 일대에서는 거리에서 청바지를 팔던 쓰촨성 출신의 한 임신부가 당국 단속 과정 중에 폭행을 당하자 지난 10일 격렬한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경찰과 노점상 단속 차량을 불태우고 관공서 건물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수천명의 경찰 병력과 최루탄을 동원하는 등 강경진압을 통해 가까스로 소요사태를 진정시켰다고 WSJ는 전했다.
경찰들은 주요 도로 순찰을 강화하고 거의 모든 교차로에 체크포인트를 설치해 밤이 되면 통행자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등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 있다.
쩡청시는 청바지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곳으로 이곳 80만 인구의 절반 가량이 쓰촨성에서 온 농민공들이다.
소요가 진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농민공들이 의류공장 주변에서 삼삼오오 뭉쳐 있는 것이 목격되고 인터넷에서는 지난 12일 폭력시위로 구속된 25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긴장은 여전한 상태다.
농민공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농민공들은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하루에 최소 10시간씩 일하며 주말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식품값이 뛰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임금을 제 때 지불하지 않아 생활고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농민공들은 주장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농민공들은 단지 값싼 노동력으로 간주되며 각종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도시에서 이들이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사회적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박지 공장이 밀집해 있는 저장성의 양쉰차오 지역에서는 최근 10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600명 이상이 납중독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민들이 당국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납중독 시위대 일부는 지난 13일 인근 항저우 법원을 방문해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근로자는 “나는 납중독 수준이 미국 건강기준에 의하면 정상인의 10배에 달하나 중국 기준을 따를 경우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나온다”면서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중국 당국은 납중독된 사람들에게 현금 배상과 함께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하며 상세한 치료계획도 확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밖에 지난 6일에 광둥성 차오저우에서는 임금체불에 항의하던 한 동료가 폭행을 당하자 200여명의 농민공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후베이성 리촨시에서는 지역 개발 과정 중에 주민 입장을 대변하던 공무원 란젠신이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사망하자 9일에 1500명의 시민이 시 청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일으켰다.
정부에 불만을 품은 폭탄테러도 최근 3주간 3건이나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