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을 대량 배출한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 처리 작업이 암초에 부딪쳤다.
원전 2, 3호기 부근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를 옮겨 담는 시설이 3∼4일 후면 포화상태가 될 전망이라고 NHK 등 일본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 원전 2, 3호기 터빈실과 그 주변의 배관용 터널('트렌치')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는 합계 4만7000t다.
작업원들은 원자로 냉각장치를 복구하려고 해도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 탓에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이송 작업을 서둘렀고, 2호기 부근 오염수 1만t과 3호기 부근의 4000t을 폐기물집중처리시설 등에 호스를 이용해 옮겨 담았다. 열심히 퍼냈지만 지하수가 터빈실 등에 스며들면서 수위는 거의 줄지 않고 있다.
문제는 3∼4일 후면 오염수를 옮겨 담을 공간이 더이상 남지 않게 돼 이송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폐기물집중처리시설 등이 가득 찬 것은 아니지만 시설 중에서 2, 3호기쪽 오염수를 담기로 한 공간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도쿄전력은 물을 더 옮겨 담을 곳이 없는지 찾는 한편, 터빈실 등에 고인 물이 바다로 새어나가지는 않는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2호기는 원자로 건물에 가득 찬 수증기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 후 연료 저장조의 물을 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에 별도 건물에 이같은 목적으로 열교환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4호기는 사용 후 연료 저장조를 아래쪽에서 지탱하는 구조물이 폭발로 손상된 것으로 드러나 23일부터 보강 공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