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그리스로 유턴하나

입력 2011-04-15 09:56수정 2011-04-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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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재무장관, 그리스 채무 재조정 가능성 언급...금융시장 요동

구제금융으로 국가부도 위기를 면한 그리스가 또다시 유럽 재정위기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유럽 금융시장은 14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채무 재조정에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심하게 요동쳤다.

그리스는 물론 구제금융을 신청한지 얼마 안된 포르투갈의 국채 가격도 급락했다. 그리스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유로 도입 이래 최고인 연 13%대로 상승(가격은 하락), 유로존에서 신용도가 가장 높은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는 작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1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9%포인트 오른 18.4%대로 치솟았다.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시장에서 그리스 국채 보증 비용은 사상 최고치로 솟구쳤다. CMA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의 CDS 스프레드는 52bp(1bp=0.01%) 상승한 1102bp를 기록했다. 포르투갈 국채의 CDS 스프레드도 15bp 올라 593bp였다.

외환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최근 유로 강세로 차익 실현의 적기로 인식하는 가운데, 유로 가치는 달러와 엔에 대해 급락세를 나타냈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유로당 1.4401달러로 일중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유럽 금융시장을 이처럼 뒤흔든 단초는 독일 일간 디벨트가 14일자에 실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채무 상환 능력에 의문이 생길 경우에는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리스의 재정 재건에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개인 국채 보유자들은 2013년 신규 국채 발행분부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 그 이전에 자발적인 채무 재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그리스가 채무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6월 감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재정 감사 결과는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에도 제출된다.

이는 최근 전문가와 당국자들 사이에서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 같은 불안감이 그리스의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면서 채무 부담을 늘리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그리스가 채무 재조정에 나설 경우 EU 등 국제사회의 구제금융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유럽 국채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당국자들이 지금까지 채무 재조정 필요성에 강하게 부정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의 경우 재정 건전화 방안 논의가 국회에서 방향성을 잃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미 불거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15일 발표되는 그리스의 추가 재정적자 감축계획에 쏠리고 있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에 따르면 2014년까지 세출 삭감을 통해 재정적자를 220억유로 가량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2013년까지 국유자산 매각을 통해 150억유로를 조달할 계획이다.

앞서 그리스는 2014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전제로 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했다.

파파콘스탄티누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에 250억~300억유로를 금융시장에서 조달키로 한 계획이 늦어질 수 있다”면서도 “채무 재조정 가능성은 이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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