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 경제부활 기지개'
소비가 아르헨티나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싱크탱크인 아베셉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임금과 연금의 상승, 빠른 경제발전 등으로 올해 아르헨티나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2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은 오히려 소비를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은 지난 1989년 물가가 5000%나 폭등하는 등 여러 차례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이는 화폐 가치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져 돈을 쌓아놓기보다는 제품을 사거나 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는 상태다.
클라우디오 로저 전 국제통화기금(IMF) 서반구 담당 책임자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투자와 소비를 늘려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킨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 추세도 소비확대를 이끌고 있다.
아르헨티나 근로자 평균 임금은 지난해 30% 이상 올랐고 올해도 인상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의 소비 열풍은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주택과 자동차, 전자제품 등 여러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의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완제품 수입의 경우 높은 세금을 부과하거나 아예 수입을 금지시키는 대신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와 조립, 생산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자동차 판매는 전년보다 43% 늘어 지난 2004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전제품과 의류 등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40% 늘어나 12년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건설 열풍으로 시멘트와 철강, 페인트 등 건자재 수요는 전년보다 20% 늘었다.
아르헨티나의 전자제품산업은 연 평균 8%의 성장률을 기록해 시장규모는 현재의 47억달러에서 오는 2015년에는 63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CD TV는 지난해 월드컵의 영향으로 판매가 크게 늘었고 정부가 20억달러를 투입해 디지털 TV 도입을 서두를 계획이어서 앞으로 수요가 더욱 늘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이동통신시장은 휴대폰 보급률이 130%에 달할 정도로 발달해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3세대(3G) 통신에 관심을 보이면서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46만7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7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