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에 고민 깊어진 '정유 3사'

입력 2011-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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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이어 정유 3사 가격인하 검토.. 영업이익 포기하고 정부정책 협조 부담

SK에너지가 오는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내린다고 발표한 데 이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정유 등 다른 정유사들도 가격 인하 폭과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오는 6일 열리는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휘발유가격 인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활동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정유사들의 가격 인하 발표도 임박한 상황이다.

◇ 정유 3사, 가격 언제 내릴까= 업계 2위인 GS칼텍스는 가격 인하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인하 시기와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SK에너지와 비슷한 3개월 동안 리터당 100원 인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가격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업체는 기름값 인하로 발생하는 손익계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기업이 가격을 100원씩 내린다고 해서 같이 100원을 내리기엔 손해가 너무 크다”면서도 “안 내리면 경쟁에서 밀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적정한 인하 폭을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SK에너지가 먼저 선수를 치며 한발 앞서간 상황에서 석유가격 TF팀 결과 발표 시점(6일) 이전에 가격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인 지, 아니면 이후에 입장을 밝힐 지도 저울질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일단 가격 인하 방침을 확실히 밝혔다. 다만 인하 시기는 절차와 준비 등을 이유로 이달 중순께가 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 왜 100원에 3개월 인하인가= SK에너지는 이번 가격인하 결정으로 2000억∼30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의 지난해 석유부문 영업이익은 9835억원. 3개월간 평균 약 2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산술적으로 따져서 3개월 간 리터당 100원을 내리면 SK에너지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제로가 된다. 결국 영업이익을 포기하면서라도 정부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고유가와 정제마진 개선 등을 통해 호실적이 예상되는 1분기 실적으로 가격인하 부문을 보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영업 손실 외에도 시장의 평가는 더욱 냉혹했다. SK에너지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5일 하루새 10%가 하락해 2조원의 시가총액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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