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정례회의 일정 단축·오늘 수조엔 공급

입력 2011-03-14 08:23수정 2011-03-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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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정 최우선...엔고·주가하락시 추가 완화 가능성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본은행(BOJ)에 비상이 걸렸다. BOJ는 지난 11일 동북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하자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해대책본부를 긴급 설치했다.

일본은행은 대지진의 영향권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원래 14일부터 2일간 개최 예정이던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하루로 단축해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회의 결과는 오늘 오후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수조엔 규모의 긴급 자금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지진으로 각 금융기관이 자금 운용을 꺼리면서 시장이 돈 가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닛코코디알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동시다발테러, 이라크 전쟁 당시같은 긴급 대응 차원에서 일본은행은 금융시장의 안정 확보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풍부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2001년 9·11 미국 동시다발테러 사태와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발발 당시에도 유동성 공급을 통한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2001년 9월 18일 정례회의에서는 0.25%였던 금리를 0.15%로 인하하고, 당좌예금 잔고를 6조엔에서 6조엔 이상으로 늘렸다.

이번 대지진과 관련해 일본은행은 재해지역 금융기관들 대부분이 휴일 영업에 들어간 12, 13일 2일간 13개 금융기관에 총 550억엔의 현금을 공급했다고 전일 밝혔다.

일본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4일에도 수조 엔을 시장에 긴급 방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이 이런 식으로 긴급 자금을 방출하는 것은 그리스 채무 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일본은행은 시장 개장일 기준으로 2일 연속 하루 2조엔씩을 시장에 긴급 방출했다.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일본은행이 기존의 금융방침을 유지하겠지만 엔화 강세와 주가 하락이 심각할 경우 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 금융완화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995년 1월 17일 ‘한신대지진’ 발생 당시 엔화 값은 달러당 99엔에서 80엔대를 단숨에 돌파, 이번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JP모건증권의 간노 마사아키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이 같은 사태가 재연될 경우 일본은행은 자산매입 기금 규모를 확대하거나 지수연동형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투자신탁(JREIT)을 적극 매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0~0.1%, 장기국채 매입액은 월 1조8000억엔이다.

작년 10월 이후 포괄적 완화 차원에서 도입한 자산매입 기금은 장기국채와 회사채, ETF, JREIT 등 5조엔, 저리 고정금리 대출 프로그램은 30조엔 규모를 각각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실시할 경우 정치권의 압력도 느슨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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