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헐리우드 영화광...리커창 “中 GDP 믿을 수 없어”
위키리크스의 미 외교전문 폭로로 베일에 가려졌던 중국 차세대 지도자들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차세대 주석자리를 예약한 시진핑 국가 부주석과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 부총리의 성격과 취미, 견해 등이 외교전문에 상세히 나타나 향후 미국의 대중 외교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2007년 중국 주재 대사였던 클라크 랜트는 시진핑 부주석, 리커창 부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상세하게 본국에 전했다.
외교전문에서 시진핑 부주석은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 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 부주석은 랜트 대사에게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2차 세계대전을 다룬 헐리우드 영화를 좋아하지만 ‘와호장룡’이나 ‘황후화’ 등의 중국 사극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선악을 명쾌하게 구별하고 미국 영화에서는 항상 선이 이기지만 일부 중국 영화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치적으로 시진핑은 “사람들이 정부와 공산당이 일하는 방식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중국 공산당원은 700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그 중 일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민간기업을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이라며 “아울러 부자들의 불법적 금융활동과 동부와 서부의 소득 격차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커창 부총리는 당시 랜트 대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조작된 것으로 나도 믿을 수 없다”면서 “랴오닝성의 경제상황을 알려면 전력소비와 열차화물량, 은행 대출규모 등 3가지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리커창 부총리는 당시 랴오닝성 당서기를 맡고 있었다.
리 부총리도 시 부주석과 마찬가지로 자유 경제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빈부격차를 우려했다.
외교전문에 따르면 리 부총리는 당시 120만명의 빈민촌 주민들을 국가 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킨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리커창 부총리에 대해 랜트 대사는 “일에 열중하며 박학다식하고 유머감각이 있지만 취미 생활을 별로 안 즐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