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랐는데도...은행株 부진

전문가 "고점매도 통해 차익실현 나서야"

은행주들이 금리인상 호재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발(發) 업계 판도변화가 본격화 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투심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회복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업종지수는 지난달 18일부터 17일 현재까지 한달여간 5.14% 하락하며 코스피하락률 0.27%를 19배 이상 하회하고 있다. 은행업종 최대 호재인 16일 금리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2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오며 고전하고 있다.

종목별로도 4만5000원대를 기록하던 신한지주가 한달여만에 4만2000원선으로 내려서면서 6% 이상 하락한 가운데 우리금융(-14.74%), 하나금융지주(-10.24%), KB금융(-4.85%), 외환은행(-4.49%), 기업은행(-3.80%) 등도 동반 하락했다.

▲자료: 한국거래소, 이트레이드증권

금리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회복 초기에는 정책금리 인상이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저금리 정책이 장기간 지속될 때는 오히려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4분기 충당금 적립 확대, 위험자산으로의 시중자금 이동 등으로 은행업종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연말에 기업 부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에는 은행권 충당금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위원 역시 "낮은 자산 성장 가능성과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은행주들이 당분간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하나금융으로부터 촉발된 업계 판도변화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시장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감도 투심을 억누르고 있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은행업 내 추가적인 M&A(인수합병)이 없다면 업종 내 경쟁강도는 보다 강해질 수 있을 전망"이라며 "은행업 전체적으로 성장이 둔화된 상태라 성장률 자체는 높지 않겠지만 금리 경쟁 등으로 수익성에 다소 압박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점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한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경기회복과 함께 코스피 재평가(re-rating)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은행업종의 연간 주가 상승여력은 15%에 불과하다"며 "연말·연초 선제적 저점 매수전략은 유효해 보이나 은행업종 주가강세 이후에는 추격매수보다 고점매도를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리스크와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불확실성이 소멸되면서 재조명을 받을 수 있다며 비중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올해 기업구조조정 연장으로 대손비용이 높았지만 올해 완만한 내수경기 회복으로 대손비용 정상화와 순이자마진(NIM)의 점진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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