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남용 부회장 전격 사의표명
남용 부회장은 17일 열린 이사회에 앞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사퇴의사를 전달했으며, 이날 열린 LG전자 이사회에서 현재의 부진한 경영상황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LG전자는 "이사회는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의 인사원칙을 반영하고 조직분위기를 쇄신해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바라는 남 부회장의 의사를 존중해 사퇴의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의 사퇴를 수용하면서 이사회는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을 LG전자 집행임원으로 선임,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동안 남 부회장의 중도 사퇴설은 업계 안팎에서 심심치않게 흘러 나왔다.(본지 6월 28일 '남용 부회장, 실적 악화 경영능력 도마위' 기사 참조)
지난 2분기부터 휴대전화 부문의 실적 악화로 인해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3분기에도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같은 중도 사퇴설은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총애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올해 주총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선임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남 부회장에 대한 교체 소문이 사내에 번지고 있었다"며 "연말까지만 재임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지만 시기가 이렇게 빨라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LG전자를 실적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방수로 등장한 구 부회장은 지난 1994년부터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재직한 바 있으며, 2006년 12월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퇴임할 때까지 LG전자와 LG반도체 등 전자관련 계열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또 최근 3년간 그룹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한 LG상사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LG상사의 실적을 대폭 상승시키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최근 국내 다른 주요 그룹들이 '책임경영론'을 내세우며 오너 일가의 경영을 강화한 점도 새로운 LG전자의 수장에 선임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