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맹체 도약 첫 걸음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재정위기를 완화하고 막대한 재정적자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회원국 예산안 사전 점검 시스템에 합의했다.
EU는 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EU집행위원회가 지난 5월 제안한 ‘유럽학기(European Semester)’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안정과 성장에 관한 협약’을 개정하는데 합의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회원국 예산안 사전 점검 시스템은 각 회원국 의회가 예산안을 심의하기 6개월 전(교육과정의 한학기에 해당)부터 집행위와 이웃 회원국이 이를 점검한다는 의미로 ‘유럽학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날 합의에 따라 EU 회원국 정부는 내년부터 매년 4월말까지 다음해 세입 및 세출안을 집행위에 제출해야 하며 집행위는 각 회원국 예산안의 타당성과 재정 건전성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집행위가 의견서를 작성한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및 EU 재무장관들이 매년 7월 정기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를 토대로 EU차원의 재정건전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EU가 통화동맹체제에서 경제동맹체제로 도약하는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는 유럽 경제 관리구조에 중요한 발전”이라며 “회원국 정부가 예산안을 마련하고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균형을 시정하고 정상궤도에서 일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유럽학기’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범유럽 금융감독기구 설치도 최종 승인돼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 및 3개 유럽 감독기구 등 총 4개 기구가 내년 1월부터 출범할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 기구 설치에는 유럽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나 최종안에 대해 이미 집행위와 유럽의회가 수 개월에 걸친 의견 조율과정을 마쳤기 때문에 승인이 문제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EU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에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별도로 열려 65억유로(약 9조8000억원) 규모의 그리스 2차 금융제공 합의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