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소니, 큐리오시티-애플, 신형 스마트TV 셋톱박스 공개
일본 전기메이커 소니와 애플이 같은 날 신제품을 공개해 스마트TV 시장에서의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소니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가전전시회(IFA)에서 2일(현지시간)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에 기반한 프리미엄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인 ‘큐리오시티(Qriocity) VOD’를 발표했다.
큐리오시티는 인터넷TV나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로 영화 등의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은 “올해 안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서도 이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이를 음악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가 계획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음악 서비스인 ‘큐리오시티 뮤직 언리미티드’는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다양한 소니의 디바이스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니는 이들 서비스를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 3’와 PC, 스마트폰 등 모든 장치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소니는 지난 5월 구글과 손잡고 올 가을부터 미국에서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강화한 인터넷 TV를 선보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소니는 오는 2012년에는 제품의 90% 이상을 인터넷에 대응시킬 계획. 스트링어 회장은 “구글과의 제휴와 큐리오시티 개시에 체제가 잡혔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이외에 소니는 전자책 단말기 ‘리더’를 터치패널 등을 향상시킨 새로운 제품으로 투입할 계획으로 판매 지역은 현재 미국과 영국 등 9개국뿐이지만 올해 안에 일본과 이탈리아 등을 더해 14개국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소니가 이처럼 인터넷 서비스 전개를 서두르는 것은 글로벌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미국 애플에 크게 뒤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소니는 애플의 인터넷 TV ‘아이튠’과 ‘애플 TV’가 공개되기 1시간 전에 발표회를 가져 애플을 의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니는 TV나 가정용 게임기 등 애플에는 없는 제품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간단한 조작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형 단말기를 개발, 소프트웨어를 외부 기업에서 제공받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와 ‘아이패드’ 역시 간편하게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수 있다는 편의성과 강한 브랜드력으로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대한 소니의 전략은 외부에서 소프트웨어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는 애플과 같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에서는 소니의 강점인 TV나 가정용 게임기를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소니의 LCD TV 판매는 세계 2위였고 가정용 게임기는 세계 3위로 두 분야에서 세계 3위권에 들고 있는만큼 이들 사용자들을 인터넷 서비스로 유도하면 충분히 애플에 대항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독자 개발한 인터넷 TV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소니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인터넷을 통해 TV 방송 프로그램을 빌려보는 형식의 스마트TV용 셋톱 박스를 공개했다.
잡스 CEO는 기존의 4분의 1 크기로 줄어든 신형 셋톱박스를 선보이면서 "스마트TV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아직 절대강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애플 TV는 ABC와 폭스뉴스같은 TV 프로그램을 99센트에, 신작 영화는 4.99달러에 빌려보도록 하는 대여 방식으로, 시청자가 직접 구입할 수는 없다.
애플TV의 셋톱박스는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기존의 229달러보다 훨씬 낮은 99달러로 정해졌다.